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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 김보라, 2018, <벌새> [약 스포 주의, 잡글 주의] 김보라 감독이 2018년 부산영화제에서 보였던 가 개봉했다. 왜 제목이 벌새일까? 살면서 벌새를 본일은 없다 싶을만큼, 존재도 크기도 작은 미물. 날개를 분에 몇천번이고 휘두드며 몸을 띄운다 했던가. ⠀ 영화는 지루하리만치 미세하게 흘러갔다. 나는 그 미묘함들에 소름이 끼쳤지만, 함께 본 이는 때로 졸음이 왔다한다. 웃기게도 내가 졸음이 왔던 영화는 2012년 개봉한 버전의 이었다. 그 시끄러운 소음들과 웅장한 노래들 속에서 지루하다 되뇌었던 반면 이번 영화 에서는 주인공이 마이크를 드는 순간, 입을 4cm정도 위에 가져대는 순간, 숨을 떼는 순간까지 집중했고. 집중해봤자 알수 있는거라던가, 느낄수 있는것이라던가, 변화할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그래 어쩌면, 생.. 2019. 9. 19.
도로시 스미스, 2014. 제도적 문화기술지 2019. 9. 13.
Holocaust Museum, Washington D.C, USA 2017. 12. 20.
나무 South Congress, Austin, TX 자전거를 타고 혹은 두 발로 숲을 달렸다. 강을 따라 우거진 나무들은 빽빽이 자라 생명력이 넘친다. 오랜 나무들을 끼고 생긴 술집과 라이브 바들은 오스틴다운 경쾌한 소리를 내며 함께 생명력을 과시한다. 멕시코에서 건너온 해골장식품들과 괴상한 벽화들이 오래되어 무거운 가지를 늘어트린 나무들과 그럴싸한 조화를 만들어내면 삶과 죽음의 경쾌한 전쟁을 구경하는 기분이 된다. 국제 환경비영리단체 Rainforest Partnership은 N. Lamar 34번가에서 가까운 곳, 처음 살던 집에서 채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있었다. 매일 해질녘이면 N. Lamar도로를 따라 난 숲길을 달렸다. 우거진 숲 사이를 달리면 하늘에 닿을 듯 뻗은 나무들에게 존경스러운 마음이.. 2017. 11. 2.
6개월 차 WEST 6개월 차.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최 고조로 달했다. 매 해 6월 7월은 가족들이 모두 한국에 모이는 달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미국 생활의 연장여부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해 갈팡질팡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Rainforest Partnership이라는 국제 NPO기구에서 일하고 있고,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는 데에서 희열이 오기도 하지만 여전히 내 연구를 시작하지 못하고, 제대로 공부하고 있지도 못한다는 답답함이 차올라왔다. 결국은 부족한 영어실력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여러번 내려보는데, 미국에 와있는데도 영어를 제대로 공부할 수 없다면 답은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 초조조하고 채찍질 하게 됐다. 변명은 아니고, 내 생활에 대해 다시 살펴 보며 문제를 파악하자면, 주중 낮 .. 2017. 6. 16.
Colorado River, Austin, TX Photo by. S.Jeanne 네 달간의 미국 적응기가 지나고 벌써 미국에 온지 5달 째. 텍사스의 오스틴이라는 특이한 도시에서 집도 차도 없어 답답할 때가 있었지만 이곳의 자연 덕분에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는 때도 많았다. 첫 두 달 어디서 일하게 될지 고민하다가 만난 Rainforest Partnership이라는 비영리기구, '숲'을 위해 일한다는 것이 마냥 신이나 벅찬 맘으로 인터뷰를 준비했고 일을 시작한지도 두 달이 넘어간다. 미국의 비영리기구에서 일하는 것은 (물론 내 영어 때문에 겪는 불편함도 있지만) 다른 것 보다 철저한 자본주의 체제안에서 무급인턴으로 비영리 기구의 일원으로서 일한다는 것에서 오는 아이러니 때문에 신경질이 날 때가 많다. 그래도 체제의 문제를 제하고는, 일하는 사람들과.. 2017.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