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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Jeanne/25

<월간 하니 2017년 12월 호>

by Sociology/ FPE S.jeanne 2017. 12. 6.

한 달에 한 개씩 내 삶에 대한 에세이를 쓰려한다. 일명 <월간 하니>. 앞으로 써야하는 차가운 글 들이 많겠지만 사실 내가 정말 쓰고 싶은 건 내 삶과 감정, 사건 그 자체에 대한 기록일지 모른다. 이제 여기 내가 살고 있다는 얘기를 더 잘 전해보고싶다.


<월간 하니 2017년 12월 호>

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오스틴에 도착해 낯선 지붕위에서 한해를 맞이하던 날이 아직 선명하다. 어느새 시간을 재는 감각이 달라져 이제 일년 정도는 아주 작은 노드일 뿐, 이삼년, 적어도 오년쯤은 되어야 바뀌는 일들을 바라보며 산다. 고등학교때는 앞에 닥칠 4주가 중요했다면 이젠 앞의 4개월이 중요한 느낌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고등학교때는 연애도 하루 단위로 흘러갔지만 이젠 연애도 몇 주 단위로 흘러간달까? - 더 솔직하게는 참 이렇다할 사건 없음의 연속인거지. 엊그제 복코보코의 인스타계정을 보다가 “about things that can't be repeated”이라는 키스장면 그림이 왜 이렇게 와 닿은 건지.

내가 좋아하는거 싫어하는거, 하고싶은거 하기 싫은거, 할 수 있는거 하기 어려운게 점점 확실해진다. 그러니 그간 내가 애정해왔던 몇몇 장면들조차 다른 일들로부터 생긴 우선순위에 밀려나는 가? 앞으로 다시 언제 그 장면에 나라는 배우를 넣을지 감독인 나 조차 알 수가 없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무겁고 자기반성적이며 때로는 징그러우리만큼 에너지가 넘쳐 주위의 것들을 뭉개버린다. 대신 솔직해서 자기 반성하는 만큼 사과하고 고마워한다. 여러모로 사랑은 넘치는데 본연의 나는 (누구나 그렇듯) 우울하기 짝이 없어서 막상 누구든 사랑하기 시작하면 혼자 품고있던 그 우울함들을 전해주게된다. 상대는 왠만큼 가까워지기 전에는 전혀 내 이런 면을 예상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참 별로일테다.

뭐 이렇다해도 사실 나는 내가 되게 좋다. "참 별로"인 면도 있지만 사랑스러우니까. 말하고 추구하는 것 만큼 고매한 사람 아직 못되지만 그래도 내가 덜되었다는 거 정도 잘 알 수 있는 사람이라 좋다.

자라면서 겸손한 사람들 매력에 제대로 몇번 치여서 겸손해보려고 했지만. 사실 그런거 정말 안어울리는거 같아. 나는 자기표현적인 사람이다. 무대에서는 것도 좋고, 나를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그러면서도 그게 누구든 이야기를 듣는 것도 정말 좋기 때문에 너무 말을 많이 안하고 싶기도 하다. 나를 얘기하고 싶지만 너를 듣고싶기도 한게 늘 왔다갔다해서 균형을 잡기가 힘들었을까?


그래서라도 이 <월간 하니>를 나를 적절한 시기마다 적절한 정도로 말할 수 있는 창구로 두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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